치명적 소심함_분쟁을 회피하기 별쓸데없는이야기




01.
소심하다는 평과 대범하다는 평을 동시에 들으면서
이 갭이 어디서 오는지 늘 고민했습니다.
보통 베프, 친구의 영역에 속하는 사람들이 저에게 소심하다고 하고,
지인들은 저에게 대범하다고 평가하더군요.

02.
사실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 동료들, 그리고 '지인'영역의 분들은
저에게 무슨 행동을 하셔도 큰 상처가 안 됩니다.
잠깐 기분이 상할 수는 있지요. 하지만 또 웃으면서 얼굴을 보고,
관계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손익이 관련되어있으면요.
이 부분은 사회생활 중인 분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하실 듯.

03.
하지만 저는 아주 친밀한 영역의 사람들과 분쟁이 나는 것만은
참기가 힘듭니다.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친해진, 그리고 나름 베프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을 생각해보면... 한번도 언성 높여 싸운 일이 없어요.
정말 한 번도요. 그나마 분쟁 비슷한거라곤
'힝 나 서운해-' '그래쪄요? 우쮸쮸쮸' 정도?

04.
이건 바꿔 말하면, 제가 분쟁이 나고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면
그 사람과는 친구관계를 끊는다는 뜻도 됩니다.
실제로 친한 친구와 심하게 언쟁을 한 경우가 2-3회 정도 있었는데,
(평생동안 그 정도 있었다는 말입니다.) 언쟁할 당시에는
화해하고 잘 지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몇 개월 못가
최초의 싸움보다 더 큰 싸움이 나고- 인연이 끊어졌던 것 같아요.

이건 애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심한 언쟁을 하고 나면
대부분 바이바이-가 되었던 듯. 더 이상 마음이 가지 않더라고요.
기분이 상하는 것과는 별개입니다. 기분이 심하게 상했더라도
당시의 자리를 피하거나 좋은 말로 해결하면 괜찮은데,
폭력적인 언어가 오가면 보통 얼마 안되서 헤어지게 됩니다.

05.
사실 저는 상당히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어서 뭔가 일이 잘못되면
'어? 내가 잘못했나봐. 어휴 어쩌지.' 라고 생각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니까 남들에게 화낼 일이 별로 없어요. 혼자 자학의 무덤을 파고 들어가지요.
그러기 때문에 친구와 언성을 높인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06.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작은 투닥거림조차 참지 못하고
마음을 거둬버리는 이런 성격은 '소심하다'라는 말 외의 것으로
형용하기 어렵네요.

07.
하지만 가족과는 잘만 싸웁니다.
아무리 싸워도 인연을 끊을 수가 없는 & 힘든 경우죠.
이거 원...... 기준이 뭔지 모르겠네요.